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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야에 묻힌 주역가 ‘정부(貞夫) 김병우 선생’을 찾아서
  • 등록일2019-09-30
  • 작성자 손영희
초야에 묻힌 주역가 ‘정부(貞夫) 김병우 선생’을 찾아서

한문학 전념 강직한 영남선비 소리...주역 자체 ‘율려’김 선생, “주역 미래 예측하는 지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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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貞夫) 김병우 선생’이  지난 28일  ‘영주 삼판서 서당’에 훈장으로 초빙돼 주역서문(周易序文) 전편을 독송하고 있다.    

지난 28일 세상에 욕심을 두지 않은 채 한문학 연구에만 전념한 강직한 영남 선비이며 주역가로 손꼽히는 정부(貞夫) 김병우<77·사진>선생을 경북 영주시 삼판서 고택(정도전 생가)에서 만났다. 그는 이날 개강한 ‘영주 삼판서 서당’에 주역경전 훈장으로 초빙됐다.
삼판서 고택은 고려말부터 조선초까지 세 명의 판서(현 장관)가 살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삼판서는 고려 공민왕 때 형조판서를 지낸 정운경(정도전 아버지), 조선 태종 때 형조판서를 지낸 황유정(정운경의 사위), 조선 세조 때 이조판서를 지낸 김담(황유정의 외손자)을 말한다.
현재 사단법인 영주선비인성진흥회 대표를 맡은 김 선생은 이날 만난 본지 기자에게 “주역은 사서삼경 가운데 최고 경전”이며 “주역의 64괘는 우주 자연의 원리로 우리 삶”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역 자체가 율려(律呂:동하고 정하는 생명의 근원적 리듬)의 학문으로, 독송(옛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만 해도 몸이 생기를 얻는다”라고 강조했다. 주역(周易)은 ‘주나라의 역’이라는 뜻인데, 줄여서 ‘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역(易)’의 뜻이 ‘바뀐다’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흔히 주역을 ‘점을 치는 책’, 미신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점을 통해 행운만을 취하고 불운을 피해가려는 욕심이 앞서기 때문에 미신이 되는 것이다. 주역에는 오히려 하늘의 뜻에 순응해 받아들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해결해가는 방법이 담겨 있다. 주역 64괘의 첫째는 건괘(乾卦)인데, 건은 하늘을 상징한다. 두 번째 괘인 땅을 상징하는 곤(坤)과 함께 천지만물의 근원을 뜻하므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늘을 상징하는 괘인 만큼 하늘을 나는 용으로 비유하고 있는데, 건괘의 효사(爻辭)는 다른 괘들에 비해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선생은 영주 소수중학교 1년 수학 후 14세 때 소백산 봉두암으로 입산 출가해 천자문, 명심보감, 소학 등 독학으로 한문학(漢文學)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몇 년 뒤 충남 부여군에 있는 야산(也山) 이달(李達·1989∼1958) 선생을 찾아갔다. 야산은 주역을 통달해 당시 사람들이 ‘이 주역’으로 부르던 근세 한국 주역사의 큰 인물이다. 스승 야산에게서 주역을 배운 김 선생이 초야에 묻혀 학문에 정진했지만 후학 양성을 외면한 선비는 아니며 지금껏 길러낸 제자도 전국적으로 수천 명에 달한다.

▲ ‘정부(貞夫) 김병우 선생’이 우주 자연의 원리를 그린 주역 64괘상도를 보여주고 있다.

김 선생은“주역으로 보면 정치인은 미래를 예견하며 정치를 해야 하므로 과거의 경험만으로는 큰 정치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역을 통해 미래를 멀리 내다보는 지혜를 갖출 수 있으며,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보좌해서 함께 세상을 다스릴 사람”이며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북돋는 말과 경계하는 말을 적절히 하는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실기시(勿失基時:그 좋은 때를 놓치지 말라)”이라며 “그것이 하늘의 명령을 아름답게,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일이라는 것”이라고 현재 정치와 사회상을 주역(周易)의 한 구절로 조언했다.
이처럼 주역에 통달한 김 선생은 최근엔 살고 있는 영주를 중심으로 오랜 시간 한자와 유학 등 연구 활동과 함께 강론을 통해 옛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독송)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경북 영주시 가흥동에 소재하고 삼판서 고택(정도전 생가)에서 지난 9월 28일부터 개강한  ‘영주 삼판서 서당’ 강론에서 우주 자연의 원리를 현대의 삶과 연결해 주역 경전을 풀어나갈 예정이다. 또 대학, 중용, 명심보감 등을 함께 독송한다.
한편 ‘영주 삼판서 서당’ 강론은 오는 11월 24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진행된다.

 
페이지 담당자문화예술과 김도훈 ( 054-639-6562 ) 페이지 수정일 : 2023-08-16 만족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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